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런웨이 계산과 착시 — 12개월이 8개월이 되는 이유

현금을 월 소진액으로 나눈 숫자를 믿고 있다면, 실제로 남은 시간은 그보다 훨씬 짧습니다.

일·커리어 POMYJO 운영 읽는 데 약 4분 발행 · 개정

런웨이는 스타트업에서 가장 자주 계산되면서 가장 자주 틀리는 숫자입니다. 계산식 자체는 초등학교 나눗셈인데, 세 가지 가정이 조용히 깔려 있고 그 가정이 거의 항상 틀립니다.

소진이 늘어날 때 런웨이는 어디서 끝나는가

보유 현금 12억, 첫 달 순소진 1억. 소진이 매달 10%씩 늘어나는 경우와 그대로인 경우

소진 그대로소진 월 10% 증가

0 400 800 1,200 0 3 6 9 12 남은 현금 (백만원) 경과 개월 8.3개월에 소진 12개월

누적 소진 = Σ(1억 × 1.1ⁿ). 단순 나눗셈으로는 12개월이지만 실제로는 8.3개월에 끝납니다. 두 선은 초반 넉 달 동안 거의 붙어 있다가 후반부에 급격히 벌어집니다 — 위험을 늦게 알아차리는 이유입니다. 월 10%는 설명을 위한 가정값입니다.

기본 계산

런웨이(개월) = 보유 현금 ÷ 월 순소진액 예) 현금 6억원, 월 순소진 5,000만원 = 60,000만원 ÷ 5,000만원 = 12개월

여기서 먼저 짚어야 할 게 순소진(net burn)입니다. 총소진과 자주 혼동됩니다.

구분정의용도
총소진
gross burn
월 총 지출비용 구조 파악
순소진
net burn
월 총 지출 − 월 매출런웨이 계산

런웨이는 반드시 순소진으로 계산합니다. 다만 매출이 불안정하다면 좋았던 달을 기준으로 잡지 말고 보수적인 값을 써야 합니다. 여기서부터 착시가 시작됩니다.

착시 1 — 소진액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

기본 계산은 “앞으로도 매달 똑같이 쓴다”를 가정합니다. 성장하는 회사에서 이 가정은 거의 성립하지 않습니다. 사람을 뽑고, 마케팅을 늘리고, 인프라 비용이 따라 올라갑니다.

월 소진이 10%씩 증가하는 경우를 같은 조건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.

개월해당 월 소진누적 소진잔액
15,0005,00055,000
36,05016,55043,450
57,32130,52629,474
78,85847,43612,564
89,74457,1802,820
910,718소진

단위: 만원

12개월이라고 믿었던 런웨이가 실제로는 약 8.3개월입니다. 3.7개월이 사라졌습니다. 더 위험한 건, 이 격차가 후반부에 급격히 벌어진다는 점입니다. 6개월째까지는 계획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다가 갑자기 몰려옵니다.

월 5%만 늘어도

증가율이 완만해도 결과는 달라집니다. 월 5% 증가라면 12개월 런웨이가 약 10개월이 됩니다. “조금씩 늘어나는 정도”라고 넘기기 어려운 크기입니다.

착시 2 — 투자 유치에는 시간이 걸립니다

런웨이가 8개월 남았다는 건 8개월 동안 일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. 그 안에 다음 자금을 확보해야 합니다.

투자 유치는 첫 미팅부터 실제 입금까지 통상 3~6개월이 걸립니다. 시장이 나쁘면 더 걸립니다. 이걸 빼면 실제로 남는 시간은 이렇습니다.

실질 가용 기간 = 실제 런웨이 − 투자 유치 소요 기간 8.3개월 − 5개월 = 3.3개월

12개월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실질적으로는 3개월입니다. 그리고 이 3개월 안에 다음 라운드에서 보여줄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.

업계에서 통용되는 기준

착시 3 — 소진을 줄여도 즉시 반영되지 않습니다

“위험하면 그때 줄이면 되지”라고 생각하기 쉽지만, 비용은 브레이크를 밟는 즉시 멈추지 않습니다.

그래서 비용 조정은 필요해지기 2~3개월 전에 시작해야 효과가 납니다. 늦게 시작하면 조정 자체가 현금을 더 태웁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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런웨이보다 중요한 질문

런웨이는 “언제 죽는가”를 말해주지만, 정작 중요한 건 “이대로 가면 살아남는가”입니다. 이걸 구분하는 표현이 디폴트 얼라이브(default alive)입니다.

디폴트 얼라이브 vs 디폴트 데드

추가 투자 없이, 현재의 성장 속도와 비용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을 때 현금이 떨어지기 전에 흑자에 도달하는가. 도달한다면 디폴트 얼라이브, 못 한다면 디폴트 데드입니다.

많은 창업자가 자기 회사가 어느 쪽인지 모르는 상태로 운영합니다. 그런데 이 답에 따라 투자 유치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. 디폴트 얼라이브라면 투자는 가속을 위한 선택이고, 디폴트 데드라면 생존을 위한 필수입니다. 협상 위치가 다릅니다.

효율을 보는 지표: 번 멀티플

같은 5,000만원을 태워도 어떤 회사는 매출을 크게 늘리고 어떤 회사는 제자리입니다. 이 차이를 보는 지표가 번 멀티플(burn multiple)입니다.

번 멀티플 = 순소진 ÷ 순증 연간반복매출(Net New ARR) 예) 분기 순소진 3억, 같은 기간 ARR 증가 2억 = 3 ÷ 2 = 1.5배
번 멀티플해석
1배 미만매우 효율적
1~1.5배양호
1.5~2배보통
2~3배점검 필요
3배 초과구조적 문제 가능성

런웨이가 시간을 보여준다면 번 멀티플은 그 시간을 얼마나 잘 쓰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. 런웨이가 짧아도 번 멀티플이 좋으면 투자 유치가 어렵지 않고, 런웨이가 길어도 번 멀티플이 나쁘면 다음 라운드가 막힙니다.

실무 체크리스트

가장 흔한 실패 패턴

런웨이를 희망 시나리오로 계산하고, 그 숫자를 믿고 채용을 늘리고, 6개월 뒤에 실제 잔액을 보고 놀라는 순서입니다. 이 시점에는 이미 협상력이 없어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급하게 줄여야 합니다. 런웨이는 보수적으로 계산해서 자주 갱신하는 숫자여야 합니다. 월 1회면 충분합니다.

정리

이 글은 일반적인 재무 관리 정보를 제공하며,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 자문이나 회계·세무 자문이 아닙니다. 실제 자금 계획과 재무제표 처리는 회계사·세무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.

참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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